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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영남일보-문화산책3. 유머 만능시대 (Jan 22, 19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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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CURATOR  http://wgallery.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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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3/15 (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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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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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4.1.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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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산책 > 유머 만능시대
요즘 한국인들의 유머감각은 과히 수준급이다. 공개석상에서 쭈뼛쭈뼛하며
말을 더듬는다거나 주눅드는 모습은 볼 수 없다. 그간 생활수준이 향상 되면서
모임이 잦아지고, 매스컴에 노출될 기회가 많아지면서 말 못하는 사람없고
서슴없이 자기PR도 주저하지 않는다.
얼마전 3백여명이 모인 파티에 참석한 적이 있다.
직업사회자의 재기 넘치는 위트로 진행되는 프로그램마다 활기가 넘쳤다.
장기자랑에 나선 어느 주부의 프로 뺨치는 활달함과 배짱에 한동안 아연했다.
반주가 시작되자 어느틈엔가 선글라스까지 준비해온 치밀함이며, 무대를
휘어잡는 솜씨는 너무도 놀라왔다.
공개석상에서 더 이상 다소곳하고 얌전한것이 미덕인 시대는 끝났다.
같이 참여하고 즐거움을 나눠가지는게 기본예의라 여겨진다.
노래중반에 무대로 뛰어올라와 백댄스를 추어대던 젊은이들중 한명에게
사회자가 결혼했느냐고 묻자 미혼이라고 했다. 그러나 좌석에서 아기까지
있다는 항의가 들어와 한동안 폭소가 터졌다. 뒤이어 두번째 질문에 앞으로
살면서 바람이 있다면 결혼 두번하는 겁니다, 해 또한번의 폭소가 터졌다.
수준있는 멘트라고 생각한다. 이런 곳에서 진지하고 고지식한 답변은
분위기를 가라앉힐 것이며, 도식적인 포멧으로 누구나 할 수 있는 형식이다.
아무런 의미가 없다.
가정형편이 특별히 어려워져 상받고 싶으신 분 했을 때 가차없이 지원하는
사람들, 예전 같으면 좀 뻔뻔하다는 표현을 사용했을 장면인데 나는 왠지
그들이 귀엽고 멋있어 보였다.
불과 몇년전까지만 해도 사회자는 목청 터져라 열을 내고 좌석의 반은
(특히 남성들) 팔장끼고 상체를 뒤로 젖힌채 방관자의 폼으로 앉아, 그래야만
의식있는 사람처럼 행세하던 어색한 옛날의 놀이문화와 무척 대조적이었다.
확실히 우리는 경제발전과 더불어 의식구조에도 많은 변화가 온 것 같다.
삶의 한부분으로 본다는것도 매우 중요하다. 어쨌든 웃는다는건 피로를
씻어주는 첫째 조건이다. 일소일소(一笑一少)라 하지 않는가.
김성희 (서양화가)
http://www.yeongnam.com/yeongnam/html/yeongnamdaily/column/article.shtml?id=19970122.00000010.00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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