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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가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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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d choe(최 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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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9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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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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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169.70.127

*소풍가는 날*

반복되는 일상의 수업에서 벗어나
선생님이 소풍가는 날을 칠판에 커다랗게 적어 공표하고 나면
나는 그날로부터 마음이 설렌다.

기나긴 논밭길을 가로질러 지금 생각하면 별로 새롭지도 않는
앞산으로 가는 쨟은 여정의 소풍일지라도 비좁은 교실을 뒤로하고
푸른 산과 흐르는 시냇물과 파아란 하늘 위를 나르며 지저귀는
새소리들을 들으며 앞서간 친구들이 내는 뽀오얀 먼지를 뒤집어
쓰면서도 마냥 행복해 앞서거니 뒤서거니 소풍가는 날이 왜그리도
기다려지는지~~~

특히나 소풍 전날은
내일은 제발 비가 오지말라고 초저녁 밤하늘을 보며 마음속으로
기도하며 잠자리에 들어도 흥분된 가슴을 진정하지못해 기나긴
밤을 뽀오얗게 지새는 마음은 내가 너무 행복에 예민한 탓일까?

아무리 잠이 들려 애를 써도 말똥말똥 까아만 천장 위에 그려지는
친구들의 얼굴들~~
행여 작년처럼 선생님이 나를 지명해 노래라도
시키면 어떤 노래를 부를까 알고있는 노래를 마음 속으로 다 외고
있노라면 어느새 나와 동생의 김밥을 준비하기위해 새벽부터
일어나셔서 부엌에서 조심스레 소풍빔을 준비하시는 어머님의
인기척을 듣는다.

토끼눈처럼 빨간 눈을 해서 부엌으로 딸린 문설주 문을 빼끔열고
엄마를 다정스레 불러보면 “너 빨리 일어났구나. 잠은 잘 잤니?” 하시며 방금 만드신 김밥을 건네주시면은 “녜, 잘 잤어요”
속빈 거짓말을 하며 낼름 받아먹던 기억이 새롭다.

그런 어린 날의 소풍날에 대한 설레임을 어른이 된 지금 난 골프의 매력을 알고부터 다시 앓게 되었다.
골프를 치러가기 전날은 난 왜이리도 잠을 이루지 못하는 걸까?
한국에서나 미국에서나 귀족이 아닌 내가 골프를 취미생활로 즐기는
자체가 너무 행복해서일까?
아니면 어쩌다 잘맞은 공이 창공을 가로질러 그린 위에 떨어지노라면 느끼는 짜릿한 쾌감을 잊지못해서일까?
아직은 능수능란한 프래이어가 아니지만 조금씩 조금씩 발전해가는 자신의 모습이 너무 대견스러워서일까?
그 모든게 다 이유가 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아직도 내가 잠못드는 정체를 모르겠다
내가 왜 이리 골프치러 가기 전날은 잠을 쉽게 이루지 못하는 이유를~~
아마 행복에 너무 예민한 내 성격 탓일 수도 있다.
마치 어린 시절 소풍가기 전날 밤처럼 ~~

나는 오늘도 잠못 이루고 뒤척이다가
잠자리를 차고 일어나 책상 머리에 앉아 이 글을 쓴다.
조금 있으면 모닝콜을 부탁한 친구의 전화가 걸려올 휴대폰에
자꾸만 눈길이 간다.
어젯밤에 챙겨둔 골프가방을 벌써 차에 옮겨놓고는 째깍대는
벽시계에 자꾸만 눈길이 간다.

창문 사이로 어느새 여명의 빛깔이 파아란 회색의 얼굴을 하고
다가온다.

아!~샤워나 하고 커피나 한 잔 더 마시고 무거워진 눈을 가볍게 들어봐야지.

최춘 2006년 3월


klvsqtoojy [2010/4/30 (16:6)]	<a href="http://nmdgyovnnqayagh.com">ewffrxcwujusdvo</a> http://nwrfivqoifwbjou.com [url=http://iruodkoocarbpvf.com]bvslimaxsnvqsoh[/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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