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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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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d choi(최 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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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9 (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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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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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169.70.127

나는 얼마전부터 방과후 학교에 관여하여 어린 아이들을
만나게 된걸 참 다행으로 생각한다.

나는 아이들의 초롱한 눈망울을 바라보기를 좋아한다.
그리고 아직 영혼이 순수한 아이들이 자기들끼리 나누는
꾸밈없는 이야기를 듣기를 나는 좋아한다.

차창 너머로 비치는 풍경을 경이로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마리아의 해맑은 미소와 눈동자에서 내 영혼에 덕지덕지 묻은 세상의 떼를 씻어낸다.
놀이터에서 이마에 흘러내리는 땀을 훔치며 공을 하늘위로
올리고 받기를 반복하는 일에 너무나 열심인 다이엔의
모습에서 진지한 삶의 의욕을 배운다.
길을 건너며 자그만 손을 내게 맡기고 총총걸음으로 쫓아오는 제시카의 따스한 고사리손에서 한국 어느 하늘에 있을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달랜다.
웃는 소리가 너무나 천진하고 맑은 현민이의 웃음소리에 내
마음까지 밝아짐을 느낀다.
웃으면 커다란 눈이 반달이 되어버리는 막내 비비안은 오늘도 나만 보면 장난을 치고 싶은지 몰래 다가와 조그만 손을 내 목뒷덜미에다 아무렇게나 집어넣고는 간지럼을 태운다.
고사리 손이 내 뒷덜미에서 꼼틀거리면 원래가 간지럼을 타지않는 나지만 그 재롱이 너무 귀여워 간지러운척 내숭을 떨면
신이나서 더 자그마한 고사리 손을 까불어댄다. 그러다가 결국 우린 서로 바라보며 깔깔대고 웃고 만다

아빠를 일찍 여위어서 그런지 평소에 말수가 적고 눈빛 속에
우수가 베인듯한 샤론에게 가끔 용돈을 쥐어 주면 눈빛으로만 고맙다는 신호를 보내온다.

아주 오래전 일이지만 수의사였던 아버님께서 우리를 도회에 남기고 홀로 시골에 내려가셔서 가축병원을 개업하셨을때에
지나가는 나 또래의 동네 아이들에게 용돈을 건네주며 나와
동생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셨다는 말씀이 생각난다.
지금 샤론에게 용돈을 쥐어주는 내 마음이 50년 전 아버님의
심정과 닮은 꼴일까?

나는 지금 아이들과 낮시간을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한다.

최 춘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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