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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아픈 기억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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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d choe(최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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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5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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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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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102.15.32

**아픈 기억 하나(어릴 적)**

내가 국민학교 3학년이었을 때에 도회에서 전학을 간 국민학교는 자그만 읍에 있는
시골 학교였다.
당시 아버님께서 시골에다가 가축병원을 개업하셨기에 우리 식구는 복잡한 도회를 떠나
모두 시골로 이사를 간 것이다.
한동안 아버님께서 홀로 먼저 시골에 가셔서 자리를 잡으시는 동안 이산가족으로 살다가
1년 여만에 온 가족이 함께 상봉을 한 것이었다.
원래가 말이 별로 없고 내성적이었던 나는 그나마 알고 지내던 친구들과 헤어져
낯설고 물 설은 시골 국민학교로 옮겨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꽤나 힘들어 한
기억이 난다.
하지만 3학년을 지나 4학년으로 올라갈 무렵엔 새로운 친구도 생기고 시골아이들이 도회지 아이들보다 순박하고 꾸밈이 없다는 걸 알게 되면서부터 차차 시골학교가 좋아지게 되었다.

우리 집은 큰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바로 학교 옆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래서 담 낮은 학교 운동장이 마치 우리 집 안마당처럼 느껴질 정도로 방과후에
친구들이랑 동생이랑 해질 무렵까지 뛰어 놀던 기억이 새롭다.
정신 없이 뛰어 놀다가 저녁 밥을 지어놓고 부르시는 어머님의 목소리가 바로 지척에서
들리면 놀던 것을 멈추고 집으로 달려가기가 좋은 거리에 있었다.

당시에는 나라가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못한 시대라서 그런지 그리고 도회보다는 시골이라
그랬는지 몰라도 의외로 점심 도시락을 싸가지고 오지 못할 만큼 불우한 환경에서 학교를
다니는 급우들이 많이 있었다.
그런 아이들 중에서 가장 가난하게 느껴지는 중학이라는 친구에게 나는 유독 마음이 가서
쉬는 시간에 중학이 몰래 어머니께서 정성스레 사주신 도시락을 먹으라는 쪽지와 함께 책상 밑에 넣어 주곤 했다.
중학이도 처음엔 자존심이 상하는지 거부하다가 며칠 후에는 결국 눈빛으로 고맙다는 인사를 건내고선 아침 끼니까지 그르고 온 듯 게걸스럽게 먹던 기억이 난다.
그런 중학이를 뒤로하고 나는 집이 바로 코 닿는 거리에 있는지라 얼른 집으로 달려가 점심을 먹고 아무 일 없었던 듯이 교실로 가 내 책상으로 다시 돌아온 빈 도시락을 챙겨 오곤 했었다.
어머니께서 “아침에 사준 도시락은 어떻게 하고 집에 와서 밥을 먹냐?”는 물음에
자초지종을 말씀 드리기가 웬지 싫어 2교시 끝나고 배가 고파서 먹어버렸노라고 적당히
속 빈 거짓말을 둘러대었었다.

그러기를 무사히 한 달이 지났을까?
지금 기억하려 해도 도무지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 입이 싼 어느 여학생이 우리의 행동거지를 담임선생께 낱낱이 다 고해 바쳐서 탄로가 나고 말았던 것이다.
교무실에 불려간 나는 담임선생의 추궁에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사실대로 시인하고
말았다.
그걸로 끝났으면 좋으련만 그 다음 주 월요일 아침 전교 운동장 조회 시간에 내 이름이 불려지고 교장 선생님 이름의 선행 표창장이 내려진 것이었다.
그것도 모자라 교장 선생님 훈시에 우리의 행동거지가 낱낱이 미화되어 거론된 것이었다.
나는 어린 마음에 전혀 기쁘지 않았다.
저만치 뒤에 서있는 중학이의 눈치를 보기에 바빴다.
중학이와 눈빛이 마주치자 눈에는 커다란 눈물 방울이 고인 것으로 기억이 난다.
자존심이 얼마나 상했으면~~ 자신의 가난도 서러운데 얼마나 상처 입었으면 저리 울까?
걱정만이 내 온 가슴을 짓눌렀다.
아니나 다를까 그와 동시에 중학이는 갑자기 대열을 이탈해서 조회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교실을 향해 뛰어 도망가는 모습을 나는 맥없이 지켜보아야만 했다.

그 다음날,
몰래 넣어둔 도시락이 다시 내 책상 밑으로 돌아져 와있고 아예 공개적으로 도시락을 건네는 나를 원망의 눈으로 바라보며
교실을 나가버리는 중학이를 나는 어린 마음에 감당할 수가 없었다.
그 후의 기억으론 5학년이 되어 반이 서로 갈라질 때까지 아니 졸업할 때까지 중학이와
나는 무언의 마음으로 정을 주고받는 친한 친구 사이가 아니라 오히려 길을 스쳐 지나도
나를 피하며 눈빛을 마주쳐도 서먹서먹한 친구로 지낸 아픈 기억이 난다.

그렇게 보내버린 중학이는 지금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지난 날 중학이의 얼굴이 떠오르며 살다가 가끔 보고 싶어진다.
이제라도 다시 만나면 힘차게 손이라도 잡아주리라.
어릴 때 그러지 못했던 게 여태 마음의 짐이 되고 후회로 남아 있으니까~~

최 춘 11월 2007


jqceqmv [2010/6/20 (7:1)]	4Lcjqc <a href="http://jlmmulreptow.com/">jlmmulreptow</a>, [url=http://zwnkomnmhfxd.com/]zwnkomnmhfxd[/url], [link=http://nwiiehwhuiov.com/]nwiiehw

Fabian [2012/5/25 (13:10)]	It's a pleasure to find soomene who can think so clearly

Sergio [2012/5/25 (15:49)]	This piece was cogent, well-wirettn, and pithy.

chmabmhbu [2012/5/27 (10:6)]	nIZLeq , [url=http://rfqldemvimbo.com/]rfqldemvimbo[/url], [link=http://nabhkzjoskjq.com/]nabhkzjoskjq[/link], http://iplviwysesq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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