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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영남일보-문화산책1. Giorgio Morandi (Jan 8, 20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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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CURATOR  http://wgallery.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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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14 (1: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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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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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4.1.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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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희 선생님은 영남일보의 사설칼럼 코너 [문화산책]에
2003년초 2개월동안 매주 수요일 한 편씩 총 8편의 칼럼을 연재했습니다.
다음은 그 첫번째 편으로, 이탈리아의 거장 조르지오 모란디에 관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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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디는 20세기 이탈리아가 낳은 미술계의 거장이다.
그는 1890년 이탈리아의 소도시 볼로냐에서 태어나 1964년 사망했다.
동시대를 풍미한 모 딜리아니의 화려하고 광범위한 명성에 비해 모란디는
자신의 소박한 삶처럼 조용하고 소리없는 감동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녹이고 있다. 그는 평범하고 볼품없는 컵과 낡은 주전자, 자질구레한 병들이
캔버스에 옮겨졌을 때 얼마나 아름답고 환상적일 수 있는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화가다. 틀에 박힌 듯한 정예함과 투명성에 의존하기를 거부하고
그 특유의 섬세함과 부드러움으로 가슴 속을 유영하는 감정의 흐름을 충실히
이행하는 화가였다.
모란디의 회화는 평온하고 풍만했으며 파스텔 톤의 색감이 주는 따스함으로
보는 이의 감성을 충동질하고 있었다. 고요를 뚫는 날카롭고 예리한 직관력으로
화면을 뒤덮는 정적의 의미를 알 것도 같다. '이것은 소리없는 아우성',
유치환의 시 '깃발'의 한 부분을 떠올리게 한다. 아무렇게나 던져진 듯 하면서도
꽉 짜인 구도에서 그의 천재적인 조형감각을 엿볼 수 있다.
더이상 아름다울 수 없는 그의 정물들은 조용한 파문을 일으키며 내게 다가왔다.
나에게서 정물은 정형화된 어떤 굴레에 엮어져 구속의 대명사처럼 내 정신 세계를
억압하는 늘 답답한 존재였다. 그래서 내 정물은 허망한 자유를 찾고자, 움직이지 않는
사물에 대한 거부감으로, 항상 먼 곳을 바라보곤 했다. 그래서 아직도 도달하지 못한
그곳을 향해 늘 허우적거린다.
넓디넓은 자연에서도, 무한하다고 자부하는 의식의 세계에서조차도 구할 수 없었던
자유로움이 그만의 작은 공간에서 환하게 웃고 있었다. 거기엔 형식을 탈피하고
명상의 세계에 안주한 철학자가 있었다. 아련한 기억의 상상 속으로 자신을 몰입시키는
꿈이 보였다. 1993년에 지어졌다는 볼로냐 시에서 만난 그의 미술관을 돌아보면서
참으로 오랜만에 가슴 저리는 감동으로 나는 마냥 행복해졌다.
2003-01-08 김성희<화가>
http://www.yeongnam.co.kr/yeongnam/html/yeongnamdaily/column/article.shtml?id=20030108.00000010.00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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